“혈압은 나이 들면 오르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요즘은 30~40대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살인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다행히도 혈압은 생활습관만으로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혈압을 지키는 하루 루틴을 알려드릴게요.
아침 6~9시: 기상 후 1시간이 혈압의 고비입니다
기상 직후는 하루 중 혈압이 가장 급격히 올라가는 시간대입니다. 이때 갑작스럽게 일어나거나 격한 활동을 하면 뇌출혈, 심장발작 위험이 높아지죠. 눈을 뜨면 5분 정도는 침대에 앉아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깨워주세요. 그리고 공복에 커피부터 마시는 습관은 혈압 상승을 부추깁니다. 따뜻한 물 한 컵으로 몸의 수분 균형을 먼저 회복한 뒤, 식사는 염분이 적고 칼륨이 풍부한 과일이나 오트밀, 달걀 등을 활용해 간단하게 챙겨보세요. 아침 식사 후 산책을 겸한 가벼운 운동은 하루 전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단, 격렬한 유산소 운동은 피하고 20~30분 정도의 빠른 걷기나 스트레칭이 적당합니다.
낮 12~15시: 식사와 활동에서 생기는 실수를 조심하세요
점심시간은 활동량이 많아지며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시간입니다. 이때 실수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외식 메뉴입니다. 국물 위주의 식사(라면, 찌개, 국밥)는 나트륨 과잉으로 이어져 혈압을 순식간에 올립니다. 외식을 할 경우, 국물은 가능한 남기고 반찬을 골라 먹는 습관이 필요해요. 또 하나는 업무 중 자주 마시는 커피와 카페인 음료입니다. 하루 2잔 이상 섭취하면 이완기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체 음료로 보리차나 허브티를 추천합니다. 이 시간대에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혈액순환을 돕고, 심리적 안정감이 혈압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니까요.
저녁 18~22시: 숙면 준비가 곧 혈압 관리입니다
하루가 끝날 무렵, 우리 몸은 휴식을 통해 혈압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 고염식 저녁 식사나 늦은 시간 야식, 스마트폰 사용 등은 오히려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높이죠. 저녁 식사는 최소한 잠들기 3시간 전에는 마치고, 채소와 단백질 중심의 저염식을 권장합니다. 또한, 목욕은 체온을 올려 혈관을 확장시켜 주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10~15분 정도 가볍게 하는 것이 좋고, 수면 전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고 조명을 어둡게 하여 멜라토닌 분비를 돕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수면의 질은 혈압과 직결됩니다. 잠들기 전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복식호흡을 통해 이완하는 루틴을 만들면 고혈압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고혈압은 단번에 생기지 않지만, 매일의 습관이 쌓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옵니다. 하루를 조금씩 조절해 나간다면, 약 없이도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요. 오늘 하루, 나의 루틴을 되돌아보며 한 가지씩 실천해 보세요. 변화는 아주 작게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