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좀 가라앉는 날'과 우울증은 다릅니다
누구나 가끔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떨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 기능에 지장을 준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분이 나쁜 것’과 ‘질환으로서의 우울증’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정신 건강 질환 중 하나이며, 정신적 고통뿐 아니라 수면, 식욕, 집중력 등 신체적 기능에도 영향을 주는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특히 청소년, 직장인, 임산부, 노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각각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자가진단을 통해 조기에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우울증 자가진단 항목(PHQ-9 기반)을 소개하고, 자가 체크를 통해 내 마음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우울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PHQ-9 간편형 기준)
최근 2주 동안 아래 항목 중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를 체크해 보세요.
(0점 : 전혀 아니다 / 1점 : 며칠 동안 / 2점 : 일주일 이상 / 3점 : 거의 매일)
- 일상에 흥미나 즐거움이 거의 없다
- 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
- 잠을 거의 못 자거나 너무 많이 잔다
-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
- 식욕이 없다 또는 과식하게 된다
- 자신이 실패자 같고, 자신을 실망스럽게 느낀다
- 집중하기 어렵다 (신문 읽기, TV 시청 등)
-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릴 만큼 느리게 움직이거나 안절부절못한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해 충동이 있다
이 체크리스트는 단순한 진단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몸 상태를 솔직히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심리적 거울이기도 합니다.
자가진단 결과 해석 (총점 기준)
- 0~4점: 정상 범위. 일시적인 기분 저하 가능성
- 5~9점: 경미한 우울 증상. 생활 습관 개선 및 관심 필요
- 10~14점: 중등도 우울증 가능성. 전문가 상담 권장
- 15점 이상: 중증 우울증 가능성.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적극 권장
※ 특히 9번 항목(자살 사고)에 체크가 있다면 점수와 상관없이 즉시 전문가 상담 또는 도움 요청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진심을 묻는 시간입니다
우울증은 약하거나 나약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화학적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 질환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성 사건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우울증은 조기 개입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참아보자", "나만 이런 걸까?" 하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가진단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만으로도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 자가진단 후 마음이 무겁거나 불안하다면,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 청소년전화 1388, 또는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정확한 평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무엇보다 기억하세요. 당신의 기분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며, 그 감정은 진짜이고, 그만큼 돌봄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당신의 이야기는 소중하며, 도움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